세상에서 가장 평화로운 사람들은 엄마 뱃속의 태아들입니다. 그 다음이 갓난아기들입니다. 태아나 갓난아기들은 특별한 육체의 고통을 안 겪으면, 그저 밝고 태평하게 지냅니다. 고통을 받아도, 그 순간에나 괴로워 할 뿐, 고통에서 벗어나면 금방 잊고 맙니다.
갓난아기들은 아랫배를 볼록볼록 내밀며 숨을 쉽니다. 숨이 들어올 때는 아랫배가 풍선처럼 부풀어오르고, 내쉴 때는 바람이 빠지듯이 가라앉습니다.
들숨 때 아랫배가 부푸는 것은 아랫배로 풍부한 우주의 기운이 쏟아져 들어오기 때문입니다. 머리로 들어온 기운이 아랫배로 가득 내려와 뱃가죽을 밀어내는 것입니다. 배의 근 육에 힘을 줘서 배를 부풀리는 게 아니라, 풍부한 기운이 저절로 그리 되게 만듭니다. 이런 호흡이 참된 단전호흡입니다.
사람은 나이가 들면서 갖가지 어려움을 겪습니다. 그로 인해, 마음이 굳어지고 어두워집 니다. 갓난아기 시절의 평화를 맛보기 어렵습니다. 그래서 우주 기운의 통로가 자꾸 좁아 지고 막힙니다. 그에 따라 숨도 차츰 얕아집니다.
7~8세쯤 되면 윗배로 숨을 쉬게 됩니다. 사춘기가 되면 감정의 격변을 더 많이 겪습니 다. 이 때문에 숨이 가슴으로 올라가 주로 가슴호흡을 합니다. 청년기를 지나 장년이 되면, 가슴조차 충분하게 활용하지 못합니다. 그러다가 노년에 이 르러서는 어깨로 숨을 쉽니다.
어른들은 진정한 평화를 누리는 시간을 거의 못 갖습니다. 하루 종일 긴장하며, 뭔가를 생각하고 걱정하고 또 애써 일합니다. 잠 잘 때가 온갖 걱정, 불안, 괴로움에서 벗어납니다. 수면 중에도 잠재의식 속의 긴장과 불안은 사라지지 않습니다. 깊은 숙면에 들 때, 아주 짧은 시간에나 모든 괴로움에서 잠시 해방됩니다. 이 때, 어린 시절의 평화를 잠깐 맛봅니 다. 그리고, 깊은 호흡이 이뤄지며 우주 기운의 통로도 조금 열립니다.
호흡수련은 갓난아기, 더 나아가 태아시절의 호흡을 되찾는 수련입니다. 또, 그 시절의 평화를 다시 누리기 위한 수련이기도 합니다. 국선도의 호흡수련을 제대로 하면 그렇게 됩 니다. 우주의 기운이 아랫배 깊은 곳까지 물밀 듯 쏟아져 들어와 갓난아기처럼 단전호흡이 저절로 이뤄집니다. 그리하여 생명력이 넘치는 어린 시절의 모습도 되찾게 됩니다.